문제를 틀리면 해설을 읽고, 문제와 풀이를 노트에 옮긴다. 한 장을 정리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공을 들였는데 비슷한 문제를 또 틀리면 공부한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오답 노트를 얼마나 채웠는지보다 그 노트를 언제 다시 쓰는지 궁금하다. 옮겨 적은 뒤 다시 펼치지 않는다면, 정리한 내용이 다음 풀이와 만날 기회가 적다.

틀린 이유를 적을 때 ‘실수’라는 말 하나로 끝내지 않았으면 한다. 문제에서 구하라는 것을 잘못 읽었는지, 계산 부호를 놓쳤는지, 어느 개념을 써야 할지 몰랐는지 조금 더 좁혀보자. 이유가 떠오르지 않으면 모른다고 남겨두어도 된다. 해설을 베껴 이유를 채우는 것보다는 정직한 기록이다.

예를 들어 넓이를 묻는 문제에서 둘레를 구했다면 ‘문제 잘 읽기’ 대신 ‘구할 것을 표시하지 않고 계산부터 시작함’이라고 적을 수 있다.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만났을 때 해볼 행동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

모든 문제를 노트에 다시 옮길 필요도 없겠다. 원래 문제집에 표시하고, 다시 볼 문제 번호만 적어두는 방법이 있다. 중요한 그림이나 풀이 한 줄만 남겨도 된다. 정리하는 데 쓰는 시간과 실제로 다시 풀어보는 시간을 비교해보자.

며칠 뒤에는 해설을 가리고 풀어보면 좋겠다. 답이 기억나더라도 풀이를 혼자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한다. 또 막힌다면 처음에 적었던 이유가 맞았는지 돌아볼 수 있다. 계산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개념을 헷갈렸을 수도 있다.

노트가 빽빽할수록 성실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빈칸 없이 채우는 일을 목표로 삼으면 정작 어려웠던 한 문제를 다시 생각할 시간이 줄어든다. 오늘 틀린 문제 중 다시 풀 가치가 있는 것을 골라, 다음에 펼칠 날짜까지 정해보자. 한 페이지를 더 쓰는 대신 이미 쓴 한 페이지를 다시 써먹는 공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