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숙제했다는 아이에게 물어볼 말
AI를 썼는지만 확인하면 놓치는 것이 있다. 어디에서 도움받았고, 무엇을 직접 판단했는지 들어보자.
평소보다 매끄러운 글을 가져온 아이가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어디까지 아이가 썼는지 궁금해진다. 일단 쓰지 말라고 해야 할까, 앞으로 필요한 도구니 익히게 두어야 할까.
우선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부터 들어보고 싶다. 모르는 단어를 물었는지, 글의 순서를 의논했는지, 제출할 글 전체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지는 다른 이야기다.
지역의 쓰레기 문제에 관한 글을 쓴다고 해보자. 아이가 먼저 생각을 적고 ‘내가 놓친 입장이 있을까?’라고 묻는 방법이 있다. 답을 읽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고치는 과정도 가능하다. 처음부터 완성된 글을 받아 이름만 붙이는 경우라면, 아이가 주제를 생각해볼 자리가 훨씬 줄어든다.
가정에서 복잡한 규칙을 만들 필요는 없겠다. 먼저 자기 생각을 조금이라도 적어두기, 도움받은 부분을 남기기, 제출 전에 내용을 직접 설명해보기 정도로 시작할 수 있다. 과제에 별도의 AI 사용 기준이 있다면 교사의 안내를 먼저 따라야 한다.
‘네가 고친 부분은 어디야?’라는 질문은 결과물의 주인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칠 부분이 없었다면 ‘그대로 써도 된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혼내기 위한 질문이 되지 않도록 대답을 충분히 들어보자.
사실 확인도 빠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숫자나 인물의 말, 책 제목이 등장한다면 원래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다. AI가 출처를 제시했더라도 링크를 열어 실제로 그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남겨두지는 말자.
부모가 모든 AI 답변을 검사할 수는 없다. 대신 아이가 ‘이건 잘 모르겠어’라고 말하고, 확인할 곳을 찾고, 필요하면 문장을 빼는 과정을 함께 연습할 수는 있다.
숙제를 다 했느냐는 질문 뒤에 한마디를 더 붙여보자. ‘이번에는 어디에서 도움을 받았어?’ 아이가 그 과정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어른도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